바벨탑과 인공지능(AI): 교회에서 찬양대로 헌신하시는 리더들을 위한 묵상

오늘날 우리는 인공지능, 자동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속도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온라인 찬양 연습, 디지털 악보 공유, AI 추천 찬양곡 등 기술은 점점 우리의 사역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이러한 기술들은 하나님을 더 잘 섬기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나도 모르게, 어쩌면 바벨탑을 쌓고 있는 건 아닐까?”

이 글은 그런 질문에서 시작된 묵상입니다. 고대 바벨탑의 이야기를 다시 떠올리며,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교회 안에서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할지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개요

  • 바벨탑의 역사적 배경과 고고학적 해석
  • 바벨탑의 문화적 의미와 기독교적 상징성
  • 현대 기술 문명과 바벨탑 이야기의 유사성
  • AI 시대에 교회 공동체가 묵상해야 할 신학적 통찰
  • 성가대 리더로서 기술을 어떻게 분별 있게 사용할 것인가

역사적 배경: 바벨탑은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바벨탑 이야기는 구약성경 창세기 11장 1절부터 9절까지 등장합니다. 당시 노아의 홍수 이후 인류는 다시 번성하기 시작했고, 모두가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하나의 문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창 11:4)는 목표로 하늘 꼭대기까지 닿는 탑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그 탑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 오늘날의 이라크 바벨론(Babylon)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고학자들은 이 이야기의 실제적 모델로 수메르 시대의 지구라트(Ziggurat)라 불리는 신전형 탑을 언급합니다. 특히 바벨론에 있었던 마르둑 신전 ‘에탐에낭키(하늘과 땅의 기초 집)’가 바벨탑의 원형일 수 있다고 봅니다.

하나님은 이들의 교만한 시도를 멈추기 위해 언어를 혼잡하게 만드시고, 그들을 온 땅에 흩으셨습니다. 이로 인해 그 탑은 완공되지 않았고, 도시 이름은 ‘바벨(혼잡함)’이라 불리게 됩니다.

문화적 의미

바벨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집단적 교만’의 상징이며, 하나님 없는 문명 건설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고대 문화에서는 탑(ziggurat)이 신과 인간의 만남의 장소였지만, 바벨탑은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의 이름을 높이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기독교 전통에서 바벨탑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인간 중심적 계획을 세우는 것”에 대한 경고로 해석되어 왔습니다. 문학적으로도 단일 언어, 인간의 분열, 소통의 단절이라는 주제로 다뤄졌으며, 르네상스와 현대 예술에서도 빈번하게 인용되는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영향과 의미

오늘날 우리는 다시 ‘전 인류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언어는 프로그래밍 언어일 수도 있고, 인공지능이 이해하는 데이터 언어일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 인터넷, 자동번역, 그리고 AI는 바벨탑의 반대 방향으로 인류를 다시 하나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소통의 진정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정보가 오가지만, 진정한 이해와 공동체적 연대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바벨탑처럼 기술이 높아질수록 인간성은 약화되는 아이러니를 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벨탑 이야기는 무분별한 야망의 잠재적 위험과 단순한 기술적 교류를 넘어선 진정한 연결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이러한 현대적 도전 과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도전 과제와의 유사점

AI는 마치 현대판 바벨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구로서, 우리를 하나로 연결하고 ‘하늘까지 닿는’ 능력을 부여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주권을 잊게 만들 위험도 있습니다.

AI는 인간 언어를 통일하고, 전 세계 지식을 하나로 통합하는 도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도구가 인간의 윤리, 겸손, 하나님에 대한 경외 없이 운용될 때, 그것은 또 다른 바벨탑이 되어 ‘혼잡함과 붕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교회와 성가대 공동체는 이 기술이 교회를 섬기는 도구로 사용되도록 분별해야 합니다. AI를 통해 찬양곡을 추천받고, 악보를 자동으로 편곡하며, 온라인 연습을 가능케 하는 것은 큰 유익입니다. 그러나 그 중심에 하나님이 빠지고 ‘기술이 목적이 되는 순간’, 우리는 방향을 잃게 됩니다.

바벨탑을 통해 교회 공동체를 위한 교훈

바벨탑은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 기술을 쌓고 있는가?"

성가대 리더로서, 우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리는 일을 합니다. 이처럼 기술도 사람을 모으고 소통하게 만드는 데 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쓰일 때, 우리는 바벨탑처럼 결국 흩어지게 될 것입니다.

AI 시대에 교회가 배워야 할 바벨탑의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술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AI가 우리의 사명을 섬기도록 해야 하며, AI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 하나님 없는 통일은 위협이 될 수 있다. AI가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지만, 진정한 통일은 하나님과의 공유된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 언어와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적인 일치다. 우리의 주요 관심사는 공동체 내의 영적 연결을 육성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 겸손함과 경외함을 잃지 않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혜와 하나님의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AI 사용을 인도해야 합니다.

어떻게 분별있게 사용할 것인가?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 우리 사역 안으로 들어올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환영’이 아니라 ‘분별’입니다. 기술은 본질적으로 중립적인 도구이며, 그것이 하나님의 사역을 돕느냐, 인간의 야망을 키우느냐는 ‘사용하는 사람의 중심’에 달려 있습니다.

성경은 지혜를 구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아낌없이 주신다고 말씀합니다(약 1:5). 그러므로 우리는 기술을 받아들이기 전에 먼저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뜻을 묻고, 공동체 안에서 함께 분별해야 합니다.

기술을 사용하기에 앞서 묻는 질문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게 가능합니까?”가 아니라, “이것이 하나님을 더 잘 섬기게 합니까?”

분별의 기준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점검할 수 있습니다:

  • 이 기술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되는가?
  • 이 기술은 공동체의 영적 건강에 유익한가?
  • 이 기술이 오히려 예배의 본질을 약화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 사람을 대체하거나 소외시키는 도구로 사용되지 않는가?
  • 성가대원들과 성도들이 이것을 통해 더 깊은 교제와 찬양을 경험하고 있는가?

이처럼 분별은 단순히 ‘좋다/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고, 공동체의 방향성과 일치되는지를 고민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분별된 기술은 더 이상 위협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귀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이 교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기술을 하나님 안에서 재해석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론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술을 통해 하나님을 더 잘 섬기고, 더 많은 사람들과 진정한 소통을 이루는 공동체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 여정에서 바벨탑 이야기는 경고이자, 겸손한 지혜의 길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하늘까지 닿는 탑보다, 하나님과 이어지는 찬양이 더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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